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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ux Programmer
한국기업의 인재풀은 너무 좁다 : 순혈보단 잡종이 낫다 본문
"괴짜를 죽이는 사회" 기사를 읽고...
원글 http://m.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4962
원글의 문제제기는 특이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왜 한국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지를 이야기 한다.
현상에는 원인이 있는 법이니 나름 생각해본 원인을 적어본다. 나는 그 원인을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단 한국의 기업문화 중에 채용관련 부분을 보면 매우 수동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 한국 기업들의 채용 문화
한국의 기업, 그것도 굉장히 큰 대기업들도 인사담당팀을 보면 자사의 전문 기술이나 인재풀에 대해 놀랄 정도로 아는 바가 없다. 그래서 채용 공고를 내고 찾아오는 사람중에 대충 시험을 치고 면접을 봐서 사람을 뽑는다. 마치 답정너처럼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라는 식의 프로세스이다.
몇몇 회사의 IT 기술 파트 채용 시험 문제를 감수했던 적이 있었다. 문제의 질을 보면 정말 암담할 정도였다.
입사 시험문제가 변별력이 없는 것은 둘째치고 답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 시험을 보고 들어온 사람을 과연 인재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가 잘못되었으니 답을 맞춘 사람도 제대로 준비된 인재라고 볼 수는 없을것이다.
이렇게 수동적인 자세를 물건을 사는 것에 비유해보자. 직접 인터넷에서 물건을 검색하거나 혹은 마트에 가서 비교 검색을 하는 것을 능동적이라고 본다면, 집앞에 와서 확성기로 물건있다고 하는 길거리 판매상에게 가서 사는 형태는 수동적이다. 후자의 수동적 자세가 바로 국내 회사들의 채용 시스템 모습이다.
2. 채용의 근본적 원인
이렇게 되는 원인은 정보의 부족에 기인한다. 경제학에서는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채용도 수요, 공급으로 빗대면 인사담당자가 부족한 정보상태에 놓여있으니 잘못된 선택을 해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
기술 중심이라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을 봐도 본인 회사에서 자바를 엄청 사용하는데도 자바쪽에서 유명한 인물의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개발팀도 아니고 인사팀이 왜 그런 내용을 알아야 하냐고 오히려 반문한다.(정말 몰라서 묻는거냐?) 또 어떤 회사는 리눅스 시스템을 전사적으로 사용하는데도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업계에서 유명한 리눅서의 이름조차 모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당 분야의 인재가 필요할 때 인재를 직접 찾고 직접 접근해서 스카웃을 제의하거나 추천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정치적인 문제때문에 법조계나 전직 공무원에게는 스카웃을 제의하거나 추천을 받는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에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구조에서 파생되는 2차적 문제는 채용하는 측이 구직자의 정확한 역량을 평가하지 못해 좋은 인재는 놓치고 쭉정이를 고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서너시간 시험쳐봤자 시험의 질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고르긴 힘들 수도 있다.
또한 면접관의 질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채용을 위해 기술 면접관으로 가는 사람들중에는 기술에서 손뗀지 오래된 관리자 포지션이나 코어 기술에서 밀려난 사람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코어레벨의 사람은 바빠서 면접관으로 안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실제 채용 현장에서는 면접관도 기술을 잘 모르고, 구직자도 잘 모르고... 서로 코끼리 뒷다리를 만지다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 선진국이라 쓰고 미국이라고 읽는 곳에서는 2~3차의 여러 레벨의 면접을 거치는데, 여기서 코어 레벨의 기술자도 면접관으로 나오는 점에서 국내와 좀 다르다.
출처 : sap.com
3. 능동적이지 못한 인재풀
일반적으로 중견, 대기업들은 인재풀을 만들어 둔다. 하지만 기업들이 능동적으로 인재를 찾아서 자사 인재풀에 등록하는 경우가 없다. 인재풀 홈페이지를 만들어두고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등록해두면 우리가 필요할 때 연락해줄께 하는 고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이건 엄밀히 말해 인재풀이 아니라 구직자 등록풀이다. 그래서 인재풀에 정작 인재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팀때문에 업계에서 전문가들 사이엔 야바위꾼으로 알려진 사람을 인사팀에서는 인재로 대접하는 경우도 많다.
위 기사의 주인공처럼 구글 글래스 프로토타입을 만들던 태드 스타너는 국내에 있었다면 절대로 기업의 인재풀 DB에 존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연구에 바빠서 채용공고를 볼 시간도 없었을테고 인재풀에 등록해둘 생각도 미처 못했을테니...
그 결과 기업의 연락을 받지 못한 그는 그냥 괴짜 백수로 지내야 할 것이다. 이러니 한국에서는 geeks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 빛을 발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바뀔려면 일단은 인사팀부터 바뀌어야 한다. 한국의 인사팀의 프로세스를 보면 전문성이 너무 떨어지고 수동적인 태도로 인해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는 중국, 일본, 미국의 유수 기업에게 인재를 모두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아니 이미 빼앗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4. 해결방안은 없을까?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2가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로 다른 다양한 기업을 경험한 사람을 우대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다른 곳으로 스카웃되거나 다른 경험을 위해 사표를 던지는 사람을 배신자 취급을 하는 회사가 꽤 있다. 그러다보니 회사에 순혈(pure blood)들이 많다. 순혈이란 공채 때부터 한 회사에 줄곧 다닌 사람을 의미하는데, 이들은 다른 회사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회사들의 장단점을 알지 못한다. 즉 비교군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인력이나 시스템이 우리 회사보다 생산성이 높은지 낮은지 알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무능해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기업은 공무원보다는 낫지만 우리나라 사기업들도 대기업으로 갈 수록 다른 기업을 경험한 사원들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다른 기업을 경험하고 돌아오는 사원에 박수를 치는 쿨한 기업문화가 생겨야 한다. [2]
다양한 경험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사원들로 구성하면 말은 잘 듣겠지만 자신보다 뛰어난 기업이나 사원들을 본적이 없기 때문에 근거없는 우월감에 도취되거나 패배주의에 휩싸여 도태되는 경우가 생긴다. 생물학적으로도 근친교배를 하면 열등인자가 두드러지는 것처럼 일반 회사들도 순혈 사원들만 있으면 열등해진다. 내가 강의를 했던 OO기업도 순혈주의가 엄청 심했는데, 구성원들은 자부심과 우월감에 휩싸여 있었다. 하지만 여러 기업을 봐왔던 내가 보기엔 타기업에 비해 기술력은 정말 바닥이었다. 그들 중 몇몇이 회사를 관두고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가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땅을치고 후회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둘째로 능동적으로 인재를 찾아야 한다. 인사담당자는 사무실에 있을게 아니라 다양한 세미나에서 많은 기술자들을 만나고 대화를 통해 채널을 확보해둬야 한다. 또한 각종 오프라인 스터디 모임을 후원하고 구성원들과 인터뷰하고, 기술 서적을 분석하고 저술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진짜 인재 리스트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직접 그들에게 연락해서 스카웃해와야 한다. 그들이 우리 회사에 지원할 때까지 손가락을 빨고 있는 것은 바보 짓이다. 간혹 헤드헌터 업체에 연락한다는 사람들을 보면 헛웃음이 나올 정도다. 헤드헌터들이 진짜 헤드를 알아볼 기술적 안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상상은 자유지만 나라면 믿지 않겠다.
[1]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정보 비대칭(asymmetries of information) 이론
[2] 미국의 텔레콤 업체는 오히려 다른 기업을 경험한 경우에 인센티브를 주는 인사정책을 사용한다고 한다. 심지어 자사 근로자들이 다른 기업을 경험하고 리턴하는 경우 배신자 취급이 아니라 오히려 혜택을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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