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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1인칭 근황 관련

산행 - 관악산 옆자락

sunyzero 2010. 5. 26. 22:28

오늘(5/26)은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글만 쓰고 있기에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창문을 열었더니 아카시아 향기가 온 방 가득 들어와서 내 마음을 설래게 만든다. 그래서 무작정 산으로 갔다.

아카시아
이것저것 준비하고 오후 3시가 조금 못된 시간에 나섰다. 싱글몰트를 따라가서 마실까? 아니면 맥주를 하나 가져갈까?
산에서 책을 읽을까? 어떤 책을 가져가지? 아니면 음악을 들을까?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하는데 무려 30분을 보냈다. 그냥 다 포기하고 박카스 한병을 가지고 갔다.

관악산 삼성산
천천히 올라가니 약 1시간정도에 정상에 도달했고, 내가 항상 가던 그 곳. 내가 좋아하는 그 곳에 도착했다.
그 곳은 넓은 바위로 되어있어서 300평 정도의 넓은 공간이 있다. 거기 바위위에 누워있으면 햇살이 내 몸을 뚫고 깊은 심연까지 건드리는 느낌이 든다. 가끔 여기서 음료를 마시고 놀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

아름다운 소나무 옆에서 산자락을 굽어보면 내가 사는 동네가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만 좋다면 여의도까지 잘 보인다.

하늘과 구름
오늘은 하늘도 예뻐서 바위위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니, 좌측은 마치 달리기 하는 미쉐린 마스코트 같다.

박카스D
가져온 박카스 한 병을 따서 마시고... 타우린을 보충했다.

도시
선거철이라서 그런지 내가 내려다 보는 곳에서는 확성기의 선거방송이 산꼭대기까지 들린다. 이건 자연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다. 간만에 자연의 소리를 느끼려고 했는데, 인공적인 그것도 악을 쓰는 소리만 듣게 되었으니 참 재수도 없다.

산정상에서 휴식
내가 좋아하는 바로 그 자리다. 저기 누워 있으면 하늘이 바로 위에 있고, 땅의 울림도 들린다.

(최근 산행을 하지 않아서인지 무릅이 많이 쑤신다. 다음부터는 무릅보호대를 차고 가든가 해야 겠다.)

햇빛을 잡다
손에 잡힐 듯한 햇빛...

수국
동네에 있는 어떤 집... 이쁜 수국이 피어 있었다.

이팝나무
이팝나무 꽃도 이쁘게 피어있었고...

* 후기
산에 오르다보면 바쁘게 산을 타면서 정작 주변의 아름다운 꽃이나 경관은 지나치기가 쉽다.
길을 걷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것들... 조금 늦게 가더라도 그런 것들을 보자.

산을 타면서 자연의 생명을 못본척 지나치고, 아름다운 꽃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무심코 지나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저마다 이름도 있고 저마다 향기도 있는데, 이름 한 번 불러주고 향기 한 번 맡아주는 것이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지나치는지 모르겠다.

러셀이 말한대로 돈을 버는데 쓸모없다고 야생화의 꽃이름, 꽃말 같은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 세태를 보면 참 부끄럽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버리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운 것은 아닐터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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