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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 싱글 몰트/블렌디드 위스키/숙성 연수/코르크마개 본문

취미 관련/숙희 (위스키)

상식 - 싱글 몰트/블렌디드 위스키/숙성 연수/코르크마개

sunyzero 2010. 11. 6. 17:23

스코틀랜드에서 나는 위스키를 스카치 위스키라고 부른다. 하지만 스카치 위스키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생산 방식, 원재료에 따라서 나누거나 혹은 지역에 따라서 나눌 수 있다. 여기서는 원재료와 생산방식에 따라서 4가지의 싱글 몰트, 블렌디드 몰트, 블렌디드 위스키, 그레인 위스키의 차이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우선 위스키란 당분을 발효시켜서 얻어진 발효주를 증류해서 만든 뒤에 숙성시킨 스피릿 계열의 술이다. 따라서 당분을 얻는 과정이 중요한데, 몰트(malt, 우리말로 엿기름) 를 이용하면 몰트 위스키, 옥수수나 호밀등을 이용하면 그레인 위스키라고 한다. 미국의 버번 위스키도 법적으로 옥수수를 51%이상 사용하므로 그레인 위스키의 일종이라고 보면 되겠다.

 

1. 위스키 원료에 따른 분류

위스키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곡물 원료에 따라서 싱글 몰트 위스키,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 블렌디드 위스키, 그레인 위스키 정도로 나뉜다.


1.1. 싱글 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

한 곳의 증류소(Distillery)에서 만들어진 몰트 위스키 원액으로만 제조된 것을 의미한다.
증류소마다 쓰는 물, 몰트(맥아), 증류기, 숙성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위스키 원액의 맛과 향은 증류소별로 특징이 있다. 한 곳의 원액만 사용하면 해당 증류소 고유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위스키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증류소 별로 특징을 맛보기 위해서 싱글 몰트를 즐긴다.


1.2.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Blended malt whisky)

예전에는 블렌디드 몰트를 퓨어 몰트(Pure malt whisky)라고도 불렀으나 최근에는 퓨어 몰트라는 말은 잘 쓰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위스키 협회에서 정식으로 블렌디드 몰트라고 부르기로 못박았다고 한다.

블렌디드 몰트란 여러 증류소에서 나온 원액을 섞어서 만드는 위스키로서 블렌딩하는 원액의 종류, 방식에 따라서 복합적인 맛과 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증류소의 원액이 섞이다보니 맛과 향이 복잡해서 뚜렷한 느낌이 없다는 사람들도 꽤 있다. 하지만 어떤 싱글 몰트에 부족한 면을 다른 싱글 몰트와 블렌딩 하면서 보완하기도 하기 때문에 좋은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는 꽤 고가에 팔린다.


1.3. 블렌디드 위스키

앞서 언급한 싱글 몰트와 블렌디드 몰트는 맥아로 만들어진 몰트 위스키만 사용했지만 몰트 위스키에는 2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첫째는 제조 단가가 높아서 가격 경쟁력이 약한 점이고, 둘째는 항상 동일한 맛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첫째 문제점은 익히 알고 있듯이 몰트를 가공하는게 생각보다 인건비가 많이 깨진다. 그리고 둘째 문제점은 당시(19세기) 위스키 업계의 기술로는 매년 증류하는 위스키의 맛과 숙성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제는 과학기술의 진보에 힘입어 두번째 문제점이었던 밸런스 부분은 상당 부분 해결되었으므로 의미가 없기도 하다.

이에 따라 향과 맛의 개성이 약하지만 제조 단가가 싸고, 만들기 쉬운 그레인 위스키에 몰트 위스키를 섞는 시도가 행해졌고 이것이 블렌디드 위스키의 시초가 되었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약 70%의 그레인 위스키와 섞기 때문에 동급의 몰트 위스키보다 3~50%까지 싼 가격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간혹 질 좋은 블렌디드 위스키는 50~60%정도만 섞기도 한다.) 더군다나 향과 맛에 민감한 블렌더들이 좀 다른 맛을 가진 원액이라고 하더라도 섞는 비율을 약간씩 달리 하면서 항상 이전 제품과 비슷한 향과 맛을 내도록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제품의 신뢰성을 높인 의미도 된다.

그래서 블렌디드 위스키에는 그레인 위스키로 희석되어도 향이나 맛을 간직해야 하므로, 향이 강하거나 단 맛이 있는 몰트 위스키를 주로 섞는다. 그래도 희석되면 향이 약해지기 때문에, 몇몇 블렌디드 위스키는 블렌딩 후에 추가로 숙성 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화이트 앤 매케이가 있다.) 혹은 색상을 맞추기 위해서 캐러멜 색소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으나 몸에 나쁜 건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그러나 알콜 자체가 몸에 나쁜거니 늬앙스가...)

결국 블렌디드 위스키는 가격때문에 만들어진 녀석이며, 실제로 21년 이상의 고숙성 위스키라고 할 지라도 가격적인 면에서 몰트 위스키보다 싸다. 심지어 어떤 블렌디드 위스키 21년는 싱글 몰트 12년보다 가격이 싸기도 한다. 하지만 블렌딩이 잘된 위스키는 꽤 맛있으며 가격도 싼 장점이 있다.

더보기

* 블렌디드 위스키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
블렌디드 위스키가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다른 전래동화도 있다. (사실 확인이 안된 이야기지만 그럴싸하다)

 

옛날에는 위스키를 병입해서 보틀단위로 파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귀족들이나 대부호들이 캐스크단위로 사서 마셨다고 하는데, 500L짜리 캐스크라면 그 가격이 얼마일까?(지금도 수천만원에서 억단위까지 간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알고 있는 조니워커 같은 상인들이 캐스크를 사다가 병입해서 싼값에 일반인도 살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위스키를 상표화 하려니까 동일한 품질을 보장해야만 했고, 그래서 블렌디드 위스키를 만들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결론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함이지만, 그 동기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으니, 이런저런 전래동화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 같다.

 

1.4. 그레인 위스키

그레인이란 옥수수나 호밀, 귀리 같은 것을 이용해서 만든 위스키다. 몰트에 비해서 제조가 쉽고 연속식 증류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다.(즉 단가가 싸게 먹힌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에도 위스키 특유의 맛을 위해 소량의 몰트가 섞인다. 약 20% 내외라고 한다. 따라서 거의 80%정도는 다른 곡물을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면 그레인 위스키는 왜 나왔을까? 이는 몰트를 만드는 작업, 즉 보리의 싹을 틔우고 말리는 작업이 고비용이기 때문에 싹을 틔우는 작업을 하지 않는 곡물로 대체했던 것이다. 하지만 만들어보니 맛이 거칠어서 낮은 품질의 위스키로 인정받는 편이다. 그래서 그레인 위스키만 따로 파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블렌디드 위스키에 들어간다.
맛이 거칠다는 의미는 일반적인 보드카의 주정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그레인 위스키는 원래 알콜을 뽑아내기 위한 것이 목적이므로 보드카와 특징이 같다고 본다. (사실 보드카도 감자에서 추출하고 방식도 비슷하니 그레인 위스키나 보드카나 큰 차이는 없다.)

그레인 위스키는 고숙성이라고 할 지라도 거칠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니 숙성에서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원래 숙성하는 프로세스 자체가 고비용 구조다보니, 단가를 최대한 절감해야 한다. 원래 고가의 싱글 몰트 위스키야 좋은 오크 캐스크에 숙성을 시키지만 숙성 후 재생된 통들은? 바로 이런 낮은 품질의 오크통들이 그레인 위스키의 차지가 된다고 한다. 

그 결과 숙성 과정에서 재사용된 오크 캐스크에 숙성하게 된 것이 맛을 떨어뜨리는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하지만 가끔 빈티지의 그레인 위스키는 좋은 통들에서 숙성시키기도 하는데, 꽤 맛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그레인 위스키는 저질...이라는 시궁창 현실.)

 

2. 위스키의 숙성 년수 표기

스카치 위스키를 보면 10년, 12년, 17년... 이런 식의 이름이 붙어있다. 이것은 위스키에 포함된 원액중 가장 어린 원액의 연수를 의미한다. 예로 맥캘란 12년이라면 섞인 원액 중에 제일 어린 연수가 12년이라는 뜻이다.  만일 맥캘란 12년을 마신다고 해서 딱 12년짜리 원액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라 제일 어린 원액이 최소 12년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batch에서 섞는 원액은 약 200통을 섞는다고 한다.)

Suntory Yamazaki Distillery - Oak cask
Suntory의 야마자키 증류소의 위스키 오크통 (출처: http://www.wineterroirs.com/2008/03/yamazaki_whisky.html)


증류소가 이렇게 원액을 섞는 이유는 해마다 기후가 다르고 숙성되는 창고의 상태, 캐스크의 상태 등 복합적인 요소 때문에 각 원액의 맛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매년 나오는 위스키의 맛이 달라진다면 품질적인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소이므로 몰트 마스터가 원액의 맛을 보고 숙성이 덜 되었다면 더 숙성시키기도 한다. 그러므로 12년 위스키 원액에는 13년, 14년, 15년 등 다양한 원액이 조금씩 첨가될 가능성도 있다. 허나 현대의 위스키 산업은 품질관리능력이 좋아서 편차가 심한 편이 아니므로 12년에서 1~2년 정도 더 숙성된 녀석이 일부 들어가기는 한다.

그러나 간혹 원액끼리 섞지 않는 특이한 경우도 있는데 이를 Single Cask 혹은 Single Barrel 싱글 몰트 위스키라고 한다. 이들은 한 통(cask)에서 나온 위스키만으로 뽑아내기 때문에 몰트 마스터가 인정한 고품질의 위스키만 병입한다. 이 때문에 당연히 Single cask, Single Barrel의 경우 다른 위스키들보다 더 비싸다.
 
* 숙성 연수가 없는 위스키
간혹 숙성 연수가 표기되어있지 않은 위스키들이 있는데 이들을 Non Age Statement 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위스키의 숙성 연수는 가장 어린 연수의 원액을 기준으로 하므로 블렌더가 원하는 맛과 향을 만들기 위해서 "6년짜리 원액+12년짜리 원액+25년짜리 원액"을 섞었다면 스카치 위스키에 관련된 법에 의해 6년짜리로 표기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이 경우라면 저숙성 제품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6년짜리를 빼면 원하는 맛이나 향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
그래서 위스키 회사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피해가기 위해서 숙성 연수를 표기하지 않는 위스키를 만들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조니워커 블루, 라프로익 쿼터 캐스크 같은 경우가 있다.
 
* 고숙성 위스키의 특징
일반적으로 위스키가 18~25년을 넘어가면 향이 풍부해지고 바디감이 높아진다. 하지만 아이라 계열이나 탈리스커 같이 파워풀한 위스키의 경우에는 고숙성일 수록 오히려 특징이 약해지는 단점도 있다. 실제로 탈리스커의 경우는 10년이 증류소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몇몇 아일라 위스키는 6~8년 짜리가 파워풀하고 맛이 좋기도 하다.

결국 고숙성으로 갈 수록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저숙성이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숙성이 진행될수록 파워와 풍부함이 서로 trade-off 관계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강한 느낌은 6~12년 숙성이 강하고, 풍부함은 18~30년이 가장 높아진다.

 

3. 코르크 마개 (보관, 개봉)

코르크 마개는 위스키의 가장 큰 약점 중에 하나다. 사실 위스키에 코르크 마개를 쓰지 않는 편이 더 낫다. 실제로 코르크 마개를 사용한 위스키들은 오래될수록 마개가 부서지거나 혹은 위스키가 새어나오기도 한다.

코르크 마개를 사용한 위스키를 개봉할 땐 비틀지 말아야 한다. 코르크 마개는 비트는 힘에 상당히 취약해서 비틀어서 열다가는 쉽게 망가질 수 있다. 그래서 다 마신 위스키의 마개가 상태가 좋다면 밀봉할 수 있는 봉투에 담아 보관해두도록 하자. 언젠가는 망가진 마개를 대신할 용도로 쓸 수 있을 것이다.


* 용어
- 캐스크(cask) : 위스키를 숙성시키는 오크통. 위스키 숙성에서 사용되는 캐스크는 와인을 숙성시켰던 오크통이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170L~500L사이의 크기를 가진다. 이례적으로 큰 것도 있다.

- 배럴(barrel) : 버번 위스키를 숙성시키는 200L 크기의 캐스크. 버번 위스키를 숙성한 뒤에는 스카치 위스키가 재사용을 하게 된다. 그래서 버번쪽이 맛이 더 강하고 오크의 향이 깊게 배이고, 스카치 위스키는 부드러운 느낌이 배어든다.
- 몰트 마스터 : 싱글 몰트의 맛과 향기를 감독하는 사람
- 스피릿(Spirit) : 증류한 술로서 따로 첨가한 것이 없는 술을 의미한다.

 

 



* 히스토리

2024.10.20 위스키 코르크 마개 내용 추가

2011.10.27 그레인 위스키 숙성(저품질의 캐스크 사용)에 대한 내용 추가 - 몰트샵 매니저님에게 들은 내용.

2011.2.7 숙성 연수가 없는 위스키의 내용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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