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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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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sunyzero 2010. 5. 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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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 유명한 하루키의 에세이다.
하루키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를 여행하면서 몇 가지 위스키를 맛 본 것을 적었다.

내용은 매우 적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1~2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을 분량이다.(사진이 많고 글씨가 크다)

내가 관심있어하는 스카치 위스키 중 single malt이야기가 나온다. 아일레이 사람들은 blended whisky를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천사가 내려와서 옆에서 연주를 하는데 굳이 TV 재방송을 볼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싱글몰트를 맛보면 블렌디드 위스키는 멀리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블렌디드 위스키가 무척이나 질나쁜 위스키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개성이 좀 부족한 대신에 대중성이 있는 위스키라는 뜻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스카치 위스키는 산지에 따라서 4부분으로 나뉘는데 이 책에서는 아일레이 위스키만 나온다. 피트향이 강한 아일레이가 사람들에게 인상이 깊어서일까? 그래도 하이랜드, 스페이사이드, 캠벨타운은 왜 여행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어쩌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꼭 말해두고 싶은 말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깊지 않다는 것이다. 하루키의 글들이 멋진 기교와 클래식한 비유로 풀어나가는 것처럼 이 책도 내용전개나 생소한 단어 선택은 아름답지만 그 안에 정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없다. 혹시 위스키들의 특징이나 깊은 안목을 보고자 했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점수를 주고자 한다면 C학점 정도를 주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 에세이는 프랜시스 베이컨의 수필집에서 나온 것처럼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높은(프로페셔널한) 사람도 만나서 깊은 안목을 듣고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베이컨은 풍습, 전통들을 눈여겨 보라고 한다. 만일 제3의 방관자처럼 놀다 오는 휴양지처럼 생각한다면 굳이 에세이를 쓸 필요까지는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지쳐있어서 쉬는 것이 1차적 목적이라면 지친 몸과 마음은 직관을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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