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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정복 (Conquest Of Happiness) - 버트런드 러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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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정복 (Conquest Of Happiness) - 버트런드 러셀

sunyzero 2010. 5. 17. 00:35
버트런드 러셀

회의주의자인 러셀이 세상을 좀 더 지혜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면서 저술한 책이다.

누구나 고민은 있다. 그리고 그 고민때문에 세상이 싫어지고 염세적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종종있다. 그 결과 유행어인 중2병에 걸려서 사춘기 소년처럼 감성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마치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고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느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다보면 멋드러진 시를 써서 자아도취에 빠져보고, 아름다운 선율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유행하는 발라드 가사는 나에게 딱 맞는 이야기로 느끼고... 나중에는 금지된 사랑을 꿈꾸고, 나는 사랑이나 사회에 의해서 상처받은 가련한 영혼인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그런 행동은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자학행동이다.

러셀은 말한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무엇을?
자신의 불행이 불가항력이었는지 아니면 자신이 원해서 스스로 자학하는 불행인지 말이다.

자신이 내놓은 답이 자학이라면 빨리 그만두어야 한다. 세상에 나만 불행하다든지 나는 가련한 영혼이라든지 하는 소리는 이제 그만 할 때가 되었다. 어른이라면 어른답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러면 어떤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가? 몇가지를 소개해보겠다.

1. 러셀은 자신의 내면에 대한 관심을 줄이라고 한다.
내면에 대해 너무 진지하게 탐닉하는 행동은 타인(or 외부환경)과 교통하는 방법을 잃어버리고 외톨이가 된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외부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우선 다른 이에게 관심을 가져봐라. 타인을 기쁘게 하는 방법을 찾아라. 그리고 사회문제나 국제적인 정세들에도 관심폭을 넓혀라. 내 일이 아니라고 그냥 넘기는 것을 자주하면 정말 외톨이가 되고 자신을 탐닉하는 은둔자가 될 수 있다.

2.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서라.
현대인은 과도한 경쟁 속에 내동이쳐져 있다. 그 결과 조금 느리게 가도 될 길을 빠르게 가려고 노력하면서 서로 지쳐간다. 조금 느리게 간다고 해서 누가 욕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런 조급증은 근육뿐 아니라 정신도 피로하게 만든다.(사실 어린 나이에 성공하는 것을 부추기는 사회시스템은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어린아이는 어린아이 다워야 한다.

"어느 봄날, 나는 미국 대학생들 몇몇과 함께 캠퍼스 기슭의 숲을 거닐었다. 숲에는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만발해 있었지만 그 야생화들 중에서 어느 것 하나의 이름이라도 제대로 아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하기야 그런 지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꽃 이름 따위를 알아봐야 돈벌이에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을 텐데.

...중략...

이러한 관점은 감성과 지성을 포기하고 의지만을 지나치게 키우는 결과를 불러온다. ... ... 경쟁의 철학을 자신의 본성에 가장 적합한 철학으로 택했다. 선사 시대의 공룡들처럼 지성보다는 근력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지성과 감성을 배제하고 의지와 경쟁을 강조하는 사람들을 현대판 공룡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이 현대판 공룡의 놀라운 성공 때문에 현대인들은 너도나도 이 공룡의 행동을 따라하고 있다.

...중략...

현대판 공룡들은 서로 살육을 자행하고 있다. 이들 한쌍의 공룡들이 낳는 자녀는 평균적으로 두 명에 못 미친다. 그들은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낳으려는 생각도 없다. 이러한 점은 청교도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지나치게 경쟁적인 철학이 현대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런 인생관 때문에 이들이 느끼는 행복은 너무나 미미하고, 자녀를 낳는 것에는 관심이 없어진다. 결국 그들은 생물학적으로 멸종될 운명에 처해지는 셈이다. 머지않아 이들대신 보다 쾌활하고 즐거운 사람들이 뒤를 잇게 될 것이다.
- [행복이 당신 곁을 떠난 이유]편 발췌 (p.60)
"

위의 글은 너무나 현대인을 잘 묘사한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경쟁에 불필요한 감성과 지성을 모조리 말살해버렸다. 실제로 내가 봄의 저녁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금성(Venus)를 가리키며 예쁘다고 했는데, 금성을 알아보는 사람은 그 모임의 어떤 한 사람조차 없었다. 심지어 우리세대엔 라일락 꽃을 알아보는 이도 거의 없어졌다.

3. 모두가 나를 미워한다고 느낀다면?
"아무리 운이 나빠도 늘 그렇게 많은 악당을 만난다는게 가능할까? - 러셀"

피해망상증은 자신이 불행하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한다. 그래서 친구나 가족조차도 믿지 못한다. 그러나 친구란 당신이 단점을 몇 가지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당신은 완벽하지 않다. 당신의 친구도 마찬가지다. 흠이 몇 개 났다고 해서 그릇을 버리지는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 가족도 마찬가지다. 진짜 어이없는 가족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당신은 그렇게 운이 나쁜 사람이 아닐 것이다.

4. 불필요한 걱정
"사람을 상하게 하는 것은 과로가 아니라, 걱정이나 불안이다. - 러셀"
내가 무엇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걱정하는 것은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걱정 자체가 긴장을 더 불러와서 결과를 망쳐버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생에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스트레스가 아니다. 성공과 실패 자체보다 그 결과를 예측하고 걱정하는 것이 더 스트레스를 준다.

마찬가지로 사랑에 대해서도 성공/실패를 걱정하게 되면 사랑이 주는 기쁨보다 매뉴얼에 적힌 사랑을 해야 하는 의무감에 시달리게 된다. 어디를 가고 어떤 행위를 하고 어떤 선물을 주고... 그런 매뉴얼을 따라야만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사랑은 아니다. 그렇게 되면 사랑도 목표치를 가진 성공, 실패의 점수를 매기게 된다. 그러나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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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러셀은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주로 공감이 가는 것은 위의 4가지 였다. 그 중에도 경쟁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새겨들어야 한다. 왜 1등을 해야 하는가? 10등이 되면 나는 행복해질 자격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일까? 아니 10등이 되면 아예 행복해질 수 없는 것일까? 1등은 행복할까?


행복의 정복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버틀란트 러셀 (문예출판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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