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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저출산을 체감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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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저출산을 체감했다.

sunyzero 2012. 3. 19. 17:52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

수영을 끝내고 수영장에서 나오다가 잠시 소파에 앉았는데, 소파 옆에 소식지가 있길래 집어들었다. 잠깐 보니 근처 초등학교 입학식에 구청 직원이 쓴 글이 있었다. 입학식 사진도 함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작은 교실 같은 곳에서 입학식을 하길래, "그 중에 한 개 학급만 취재했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 옆에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 33명 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33명이라... 궁금해서 자료를 좀 찾아봤다.

 

2011년도 최근의 통계 자료 (출처: 2011 한국의 사회지표, 통계청)

2011년 한국 초중고 학생 수 및 교원수 (통계청)

2011년도 기준으로 초중고생은 698만명이고 초등학생은 313만명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80년대에는 초중고생이 1천만명을 넘었다. 초등학생은 약 500만명내외였었다. 아래는 83년도의 신문기사를 보면 83년도 취학생이 81만여명이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83년도 입학 당시 신문
출처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1983년 그 시절에는 정말 아이들이 넘쳐났다. 입학식때 배정받았던 학급이 1학년 26반이었으니 말이다. 이렇다보니 한번에 다 수업받지 못하고 오전/오후반으로 나눠서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개 학급에 60명정도의 아이들이 있었다. 지금 20여명 내외인 것에 비하면 정말 차이가 크다.  그래서인지 월요일 아침에 조회를 하려면 개미군단처럼 보이는 애들이 우르르 나가서 줄을 섰다. 아래 사진처럼 항상 앞으로 나란히로 줄을 맞추지 않으면 몇 명인지 알아채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당국자들은 서둘러서 서울에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를 마구잡이로 신설했고, 그 결과 내가 졸업할 즈음에는 친구들이 대부분 근처 학교로 전학을 가서 학급수가 12개던가? 13개던가로 줄어들었다. 그래도 역시 한 학년이 거의 7~800명 수준이었고 학급당 50~60명 사이였다.

 

88년도 입학식
1983년도 국민학교 입학식 - 사진에 나오는 애들 봐라. 개미같이 많다.

 

그런데 그로부터 29년이 흐른 2012년은 1개 학급이 20~30여명 내외에 2~4개의 학급, 근처 좀 큰 학교는 8개 학급이 있다고 한다. 8개라고 해봐야 한 학년이 겨우 200명도 안된다.

이렇게 저출산이 심각해지면 결국 전체수요가 감소할테고 현대 경제학에서 오랜 시간동안 수요의 감소는 심각한 불황을 가져온다고 했으니... 일본 꼴 나는 것은 시간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저출산의 책임을 신혼부부나 젊은 층에게 묻기는 힘들다. 결국 그네들도 살기 어렵고 애들 키우는데 워낙 많은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니... 오히려 그런 사회를 만든 장년층에 책임이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어찌보면 이런 결과는 예측가능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장년층의 뽐푸질에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과도한 교육, 투기 집착에 시달려 왔다. 그리고 그것을 정치적 영향력에 이용한 정치인, 언론인. 대다수의 순진한 국민들은 거기에 발맞춰서 노래를 부른 것이다. 아마도 당분간 저출산과 수요감소에 의한 불황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불황일수록 불안한 시민들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애국심 마케팅이나 투기적 행태는 더욱 기승을 부릴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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