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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의 세계사, 그림으로 읽다

sunyzero 2013. 12. 2. 00:39

커피에 이어 즐기기 시작한 홍차의 세계.




홍차의 세계사 그림으로 읽다

저자
이소부치 다케시 지음
출판사
글항아리 | 2010-07-0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중국 산골의 차가 어떻게 세계를 점령하고 문화를 바꾸어놓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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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렇듯이 뭔가 즐기게 되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지라, 책을 보았다. 책에는 인터넷에 흩어져 있는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체계적인 지식이 있으며, 카더라 정보보다는 좀 더 신뢰성이 높다.


1. 홍차와 영국

홍차 브랜드 중에 유명한 것은 죄다 영국 제품이다. 상급으로 치는 헤로게이트, 딜마, 웨지우드[각주:1]... 프랑스의 니나스도 있지만 영국 홍차가 대세인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인 제품인 아마드, 트와이닝, 위타드도 영국 제품이다.


하지만 영국은 찻잎이 생산되지 않는 나라이다. 찻잎을 생산하는 나라는 중국, 일본, 한국, 인도, 스리랑카[각주:2]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영국하면 홍차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좀 아이러니하다.



2. 녹차와 홍차


찻잎에는 효소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발효가 일어나는데, 이렇게 발효된 차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을 홍차(Black tea)라고 부른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발효 상태에 따라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로 나눌 수 있다.


 녹차 (Green tea)

 비발효, 생잎에 열을 가해 찻잎 속의 효소가 발효되지 않도록 하였다.

 백차 (White tea)

 약발효, 솜털이 있는 어린 찻잎을 따서 자연스럽게 발효시킨다.

 황차 (Yellow tea)

 약발효, 2차 발효, 녹차와 비슷한 맛에 색상만 다르다.

 청차 (Oolong)

 중발효, 고소하거나 가벼운 맛을 낸다.

 홍차 (Black tea)

 강발효, 특이한 향과 맛이 생긴다. 원산지에 따라 맛이 크게 차이 난다.

 흑차 (Puer tea)

 강발효, 2차 발효, 발효중에 실패하는 것들이 많아서 빈티지의 경우는 굉장히 비싸다.


찻잎을 가공하는 프로세스에는 크게 2가지가 포함된다. 첫째는 가열하는 과정으로 발효를 멈추거나 적당한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솥에서 하므로 덖는다고 한다. 둘째는 압력을 가해 비비는 과정으로 세포를 파괴시켜 차의 성분이 우러나오기 쉽게 하는 과정이다. 부드럽게 비비면서 자연스럽게 찻잎이 둥그렇게 말리기 때문에 유념(柔捻) 과정이라고 부른다.


유념 과정은 과거에는 사람이 손으로 했지만 장인의 숙련도에 따라 정확한 수준의 세포 파괴를 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이제는 유념 머신을 이용한다. 기계를 이용하면 좀 더 정확한 수준의 유념 품질을 얻을 수 있다. 아직도 손으로 하는 곳들이 있지만 맛의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지 않다.


이 두 가지 가공 과정을 어떤 순서로 몇 번 처리 하는 지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이 외에 말리는 과정이나 후발효 과정이 중요한 차도 있다.



Types of Tea

* 그림. Tea types [각주:3]


2.1. 녹차 : 중국식, 일본식, 한국식

녹차는 발효를 하지 않으므로 잎에 있는 효소를 죽여야만 한다. 이를 위해 열을 가하는데, 그 방법이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중국은 뜨거운 솥에서 덖는다. 그 뒤에 유념 과정을 거치게 된다. 중국의 대표적인 녹차로는 용정차, 벽라춘 등이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찻잎을 증기로 쪄서 발효를 멈추게 한다.


한국도 중국식을 많이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식의 증기로 찌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가공방식의 차이때문에 중국식은 좀 무겁고, 일본식은 가벼운 맛이 난다. 개인적으로 중국식 녹차는 스트레이트로 마실때 좋고, 일본식은 뭔가 곁들여서 마실 때 좋은 것 같다.


2.2. 백차

솜털이 있는 어린 찻잎을 따서 자연건조 시키면서 발효를 일으킨다. 수분이 30~40%정도 제거되면 열풍으로 건조시켜 발효를 멈춘다.


유명한 제품으로는 백호은침과 백모단등이 있다.


2.3. 황차

열을 가해 생잎의 청색을 없애는 살청(殺靑) 과정을 거친 뒤에 유념을 한다. 그 뒤에 2차 발효를 시킨다. 


맛은 녹차에 가깝지만 색상만 황색이 난다. 유명한 제품으로는 군산은침 황차가 있다.


2.4. 청차

발효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약 30~60%까지 발효를 한다. 생잎을 딴 뒤에 햇볕에서 말리면서 시들게 한 뒤에 큰 바구니에 넣어 흔든다. 이 과정에서 찻잎에 미세한 상처가 생겨 효소가 밖으로 노출되어 발효가 일어난다.


그 뒤에 생산자의 특별한 기술에 따라 후가공을 거친 뒤에 원하는 수준의 발효를 일으킨다. 일정 수준의 발효 끝에 솥에 덖어 발효를 멈추게 한다. 제다기술이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으나 같은 청차라도 생산자의 기술에 따라 맛이 달라지므로 다양한 맛을 낸다.


특히 홍차와 녹차의 중간 맛으로서 홍차쪽에 가깝게 맛을 내기도 하고, 녹차쪽에 가깝게 낼 수도 있다. 따라서 맛은 전적으로 생산자의 기술과 제법에 따라 조절된다.


대표적으로 우롱차(烏龍茶)가 있다.


2.5. 홍차

약 80~100%로 발효를 일으킨 차다. 생잎을 따서 시들게 만들어 40%정도 수분을 뺀다. 그 뒤에 강하게 유념을 하여 세포를 파괴시킨다. 이는 발효를 촉진시키기 위함이다.


영어로는 Black tea라고 하지만 우려낸 색상은 짙은 주황색에서 짙은 갈색에 가깝다.


세계 3대 홍차로는 기문홍차, 다즐링, 우바이지만, 기문홍차의 경우만 독특한 훈연이 첨가된다. 이 외에 아쌈도 유명하다.


2.6. 흑차

발효도가 100%인 후발효차다. 찻잎이 검은색에 가깝다. 홍차와 생산방식은 비슷하지만 후발효를 일으키기 위해 균을 첨가하기도 한다. 생산자의 기술에 따라 수십년동안 숙성하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제품으로는 보이(普?) 흑차가 유명하다. 빈티지의 경우는 수백만원,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3. 지역에 따른 구분

19세기 영국에서는 서민까지 홍차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그 수요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수량은 한정적이었고, 결국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영국인들은 점차 수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차 종자를 영국 식민지에 심어서 조달하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아쌈, 다즐링, 실론이다.


3.1.  기문 (중국)

안휘성의 기문에서 생산되는 홍차이다. 중국산에 대한 영국인들의 막연한 사대주의 때문에 유명해졌다. 사실 기문은 녹차생산을 주로 했으며, 홍차는 영국인들의 수요에 따라서 만든 것이다.


기문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으나 명성에 비해 특징이 옅다는 비판도 많다. 하지만 반론으로는 전통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3.2. 아쌈 (인도)

1823년 영국 해군 로버트 브루스 소령은 인도의 아쌈 동부와 버마(현재 미얀마) 국경 근처에 차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를 남동생 찰스에게 알렸고, 나중에 차의 묘목을 얻게 된다. 그리고 찰스의 손에서 아쌈의 차나무는 영국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현재 아쌈 홍차이다. 아쌈 홍차는 강렬한 맛과 짙은 수색이 특징이며, 스트레이트로 마시면 홍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거북하다. 하지만 블렌딩할 때는 홍차의 베이스를 만드는 좋은 종자이다. 주로 잉글리쉬 블랙퍼스트에 많이 쓰인다.


3.3. 다즐링 (인도)

영국인들은 중국의 차나무 묘목이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하여 아쌈의 수준을 낮게 생각했고, 그 결과 중국 묘목을 인도 곳곳에 심어봤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전부 죽었던 것이다. 심지어 원래 중국인들이 발아하지 못하게 묘목이나 씨앗을 쪄서 주는 것이라고 의심까지 했다.


그러나 다즐링만 예외였다. 이곳에서는 이상하게 중국종이 잘 자랐던 것이다. 그래서 인도 홍차중에도 다즐링만은 다른 인도 홍차와는 달리 중국 원산지와 비슷한 산뜻한 맛이 난다.


이 산뜻한 맛 때문에 오후에 가볍게 즐기기엔 다즐링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3.4. 실론 (스리랑카)

실론티라고 하면 대부분 기억하지만, 우바라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 우바는 스리랑카에서 다원으로 가장 유명한 지역이므로 실론티의 명성은 우바에서 기원한다.


실론티는 대체적으로 향기가 좋고, 수색이 옅다. 스트레이트로 즐기는 편이 좋다.




4. 홍차를 우리는 방법

홍차를 우리는데는 온도와 물이 중요하다. 


4.1. 물 : 경수, 연수

흔히 물은 경수, 연수로 나뉘는데, 영국은 미네랄이 많은 경수지만, 한국은 연수가 대부분이다. 경수에서는 차의 성분이 늦게 우러나오지만 연수에서는 쉽게 우러나온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좀 더 짧은 시간에 우리는 편이 좋다.


카테킨은 차의 독특한 맛을 결정하는데, 너무 우리면 떫지만 적당히 우리면 맛이 좋아진다. 카테킨은 차의 종류에 따라서 우러나오는 양이 다르다. 녹차는 좀 더 긴 시간과 온도를 필요로 하고, 발효된 경우는 좀 더 짧은 시간에 쉽게 우러나온다.


영국산 홍차를 사면 용법에 3~5분을 우리도록 적혀있는데, 이는 영국의 경수를 기준으로 잡은 것이다. 한국에서는 조금 다르다. 한국에서는 3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사실 영국에서 홍차가 발전한 이유는 영국의 물이 경수였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경수에서는 녹차가 잘 우러나오지 않기 때문에 경수라도 온도를 높게하고 시간을 5분까지 주면 잘 우러나오는 홍차가 인기였던 것이다.


4.2. 온도와 시간

온도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홍차는 뜨거운 온도에서 빠르게 추출하는 것이 맛과 향을 좋게 한다. 그래서 미리 티를 우리는 찻잔이나 티팟을 데워둬야 한다. 보온이 되는 머그컵이라면 미리 뜨거운 물을 담아뒀다가 버린 뒤에 다시 뜨거운 물을 담는 것이 좋다.


또한 우릴 때는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뚜껑을 덮어두는 것이 좋다. 뚜껑이 없는 찻잔이나 티팟은 생각보다 빠르게 온도가 내려간다.


시간은 여러 시간 별로 테스트 하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시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최소한 2분 정도는 우려야만 홍차의 맛이 살아난다. 개인적으로는 실론, 다즐은 3~4분 정도, 블랙 퍼스트는 2~3분 정도를 좋아한다.


4.3. 티팟, 티백

티팟에 우릴 때는 주로 OP(Orange Pecko)타입을 사용하므로 조금 시간을 길게 잡아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티백의 경우는 분쇄된 BOP(Broken OP)를 사용하므로 빠르게 차의 성분이 우러나오므로 시간을 끌면 텁텁해진다.


또한 티백의 경우는 흔들면 분쇄된 가루가 빠져나오기도 하므로 물을 먼저 붓고 티백을 조용히 담갔다가 조용히 빼는 것이 좋다. 만일 티백을 흔들거나 쥐어짜면 텁텁한 맛이 난다. 물론 이 텁텁한 맛을 즐기는 취향이라면 휘젓거나 두번째로 우리는 것도 괜찮다.


온도를 잘 컨트롤해서 잘 우러났다면 티팟이나 찻잔의 아랫 쪽에 우러나온 홍차의 붉은색 부분이 띠처럼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5. 그외의 이야기

사실 20대에는 녹차, 홍차를 정말 싫어했다. 가끔 어디를 가더라도 비서 아가씨 분들이 타주는 녹차를 보면 질색팔색을 했다. 물론 당시 녹차는 동서 현미녹차...였다.


그러다가 30대에 들어서서 커피의 원두별 차이를 느끼게 되고, 브랜디와 싱글몰트 위스키를 즐기게 되면서 후각과 미각의 포텐이 급격하게 터지기 시작했다. 가끔 와인도 즐기고, 각종 기호식품을 즐기다보니 홍차의 저력도 느끼게 된 것이다.


홍차는 참 특이한 녀석이다. 물의 온도와 시간을 달리하면 다른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기분에 따라서 내가 즐길 수 있는 맛을 선택할 수도 있다!!!

  1. 웨지우드는 도자기로 더 유명하다. [본문으로]
  2. 스리랑카의 옛 지명이 실론(Ceylon)이다. 현재 실론티는 스리랑카산 홍차를 의미한다. [본문으로]
  3. Tea types, http://tlovers.wordpress.com/2013/04/04/categories-of-tea-visually/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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