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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대한 단상. (부제: 술의 맛?)

sunyzero 2013. 2. 19. 17:49

한국에서 술(酒)이란 어떤 존재일까? 인간관계를 좀 더 쉽게 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일까? 아니면 정신줄 놓고 일탈을 하거나 다음날 후회할 짓을 하도록 하는 몹쓸 존재일까?


적어도 한국에서는 후자의 경우가 더 많을거라고 본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차차 얘기하고 먼저 본인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본인 블로그에 보면 각종 술 이야기들이 많지만 정작 본인은 취하도록 마시는 스타일이 아니다. 주량도 쎄지 않고 한달에 1~3번 밖에 마시지 않을 정도로 절주를 하는 편이다. 아예 한번도 마시지 않는 달도 있다. 


더군다나 배가 크지도 않아서 음주를 하다보면 금새 배가 불러서 더 먹지도 못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한 번을 마시더라도 좋은 술을 마시게 된게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처음에는 달랐다. 


나는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선배들에게 소주란 술을 처음 받아 마셨다. 당시 소주는 알콜 25%로서 굉장히 쓴 독약 같았다. 그나마 맥주가 덜 썼기 때문에 항상 맥주를 먹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그 결과 형들은 더 이상 나와 술을 마시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았다. (지금은 소주도 먹긴 하지만 적어도 희석식 소주증류식 소주의 차이점을 알고부터는 증류식 소주를 마시려고 노력한다.)


* 양주는 장식품?

사회에 나오고 나서는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꼬냑을 하나씩 사들고 왔다. 예전에 집에 있던 꼬냑이 까뮤라서 주로 까뮤로 사들고 왔는데, XO와 Extra를 주로 사가지고 왔다. 그리고 이들의 용도는 당연히 장식용이었다.


물론 가끔 손님이 오면 접대용으로 내놓기는 했어도 내 기준엔 향이 너무 강하고 식도를 태우듯한 느낌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다. 그래서 결국 좋은 꼬냑은 친척이나 손님들만 마시곤 했다.


* 미각은 천천히 발달하는 것!

사실 술보다 먼저 빠졌던 것은 커피였다. 매일 회사에서 믹스커피만 마시다가 로스터리 카페에서 드립커피를 마실 기회가 있었다. 그 결과는 문화적 충격이었다. 스타벅스 같은 곳과는 다른 부드러움과 특이한 향기에 매료되어 당장 집에서 드립커피를 해서 마시게 되었다.


하리오 융 드립 세트내가 아끼던 드립 세트


원두의 종류는 엄청 많아서 메이저 급에 속하는 원두를 전부 맛보는데도 거의 1년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커피의 신맛과 쓴맛, 오일리한 느낌등 미각이 많이 계발된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 이후 밀맥주나 에일맥주, 트라피스트 등등의 다양한 맥주를 맛보면서 카스, OB맥주가 얼마나 허접한 맥주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이때부터 주류에 대한 미각과 후각이 열리기 시작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 준비된 미각과 위스키라이브

그러던 와중에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마시게 된 맥캘란.


그것은 정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동안 40%의 알콜로 이뤄진 보드카에서 느껴지던 알콜내는 전혀 나지 않았다. 오히려 계피향, 오래된 나무통나무 집에 와있는 듯한 향기, 밤꽃 비슷한 느낌... 다양한 향이 느껴졌다.


또한 제대로 된 위스키 글래스(글렌캐런)는 와인 글래스처럼 향을 발산하기 좋게 만들어져 있어서 좋은 느낌을 증폭시켜주었다. 한마디로 후각, 미각, 시각을 만족시켜주는 최고의 경험이었다.


2011 서울 위스키 라이브2011 서울 위스키 라이브



그리고 방점을 찍게 된 위스키라이브. 이젠 열리지 않지만 2011년도에 처음 열린 위스키 라이브에서 약 30여종의 위스키를 마시면서 비교를 해봤다.(체력과 주량때문에 더 마시지 못한게 한이 된다.)


* 진정 술맛을 알고 싶다면?

아마 처음부터 위스키나 꼬냑, 와인을 마시면 열에 아홉은 힘들어 할 수 있다. 내 주변도 대부분 그렇다. 처음부터 미각과 후각이 선천적으로 좋은 사람이야 상관없지만 일반인이라면 본인처럼 천천히 커피, 다양한 맥주, 칵테일을 마시는게 좋을 것 같다.


이 외에 다양한 홍차나 허브를 즐기다보면 알게모르게 후각이 발달할 수 있다. 어쨌든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일단 후각, 미각을 조금씩 열어보는 것이 어떨까? 술에 취하는게 아니라 술의 진정한 향과 맛을 즐기게 된다면 적어도 삶이 좀 더 풍요로와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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