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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를 바라보면서...

sunyzero 2010. 5. 1. 00:02

최근 천안함 사태때문에 온 나라가 들썩인다. 온 언론은 선정적인 국가주의를 부르짖으면서 약간 비정상적인 여론몰이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더더욱 불편한 것은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이 전혀 이성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성적인 과학/공학을 하는 사람들은 원인과 결과를 유추하기 위해서 증거와 실험, 계산을 통해서 접근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너무 감정적인 부분으로 흐르고 있다.

일단 팩트부터 늘어놓아보자. 간단하게 함자체의 팩트, 관련자(승무원 포함)의 행동, 외부관찰자의 팩트로 나눠보자.

A. 천안함 관련 팩트
A1. 배는 크게 2조각으로 나뉘었지만 함수와 함미는 서로 침몰 지점이 6.5km 떨어져있다. (실제로는 중간에 작은 조각이 하나 더 있으니 3조각이라고 해도 되긴 하겠다)
A2. 건져올린 함의 일부 모습으로 볼 때 직접적 타격흔적이나 녹은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A3. 침몰시 견시병(함정 좌우에 1명씩 총 2명)은 물줄기를 보지 못했다.
A4. 천안함 근처에 있던 함정은 약 70여발의 함포사격을 했다. 공중에 뭐가 날아갔다고 한다. (공중에서 공격했나?)

B. 승무원, 관련자들에 대한 팩트
B1. 함미의 승무원은 전원 익사했으나 함수쪽 승무원은 대다수가 살아남았다.
B2. 살아남은 사람들은 외부충격에 의한 귀고막 파열, 안구파열, 내장파열, 골절등의 상처는 전무했다.
B3. 함미에서 발견된 승무원들의 사체는 익사였다. (B2와 마찬가지로 사체에서도 외상은 없었다)
B4. 함장은 사고경위 발표당시 1초만에 함미가 사라졌다고 했었다.
B5. 승무원중 일부는 통화중이었고 가족이나 애인들과 통화가 끊겼다고 한다.(통화기록에 대한 논란이 있으므로 팩트로 치기엔 좀 약하다.)
B6. 소나탐지병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

C. 외부 관찰자에 대한 팩트
C1. 해경의 구조당시 함체는 깨끗했다. 폭약 냄새는 없었다.
C2. TOD영상: 해수 온도가 달라 보이지 않았다. 선체의 파손 부분의 열감지가 없었다.
C3. TOD영상 누락 : 영상의 일부가 보이지 않으며, 그나마 나온 영상들도 시간이 서로 너무 차이난다.(과거 해군 근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TOD영상의 시간차이가 그렇게 날 수 없다고 한다.)
C4. 당시 서해안에서는 미군합동으로 훈련중이었고 미군 이지스함2척, 한국해군 이지스함 1척, 미국 인공위성을 포함한 다수의 훈련 참가 함정들이 있었다. 이들의 레이더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러면 위의 사실들을 놓고 이제 가능한 결론을 유추해 보아야 한다. 유력한 결론으로는 보통 3가지가 논의되고 있다.
1. 어뢰or 기뢰설
2. 피로파괴설
3. 암초설


일단 어뢰설을 보면 어뢰의 종류부터 생각해야 한다. 직접타격흔적이 없으니 버블젯 어뢰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파괴력 부분에서는 중어뢰규모여야 하고 함정 중간에서 폭발을 유도하려면 자기유도이어야만 한다고 한다. 그러면 중어뢰를 탑재할 수 없는 소형반잠수정은 제외되고 북한에서 중어뢰를 쏠 수 있는 급은 상업급 이상이어야 된다고 한다.

그런데 어뢰피격이라면 충격타가 엄청나다. 버블젯이라고 해도 함정을 쪼갤정도의 충격이므로 4~5층 높이에서 떨어진 정도의 충격이라고 한다. B2, B3에서 너무 외상이 없다. 더군다나 TNT 300kg의 폭발력이므로 바닥이 깊게 패이거나 폭약으로 인해 수온이 높아지게 된다. 즉 C2에 위배된다. 또한 주변이 까나리 어장이어서 물고기들도 상당수 죽었을텐데 물고기 시체들이 둥둥 떠다닌다는 소리는 없었다. A3처럼 견시병은 물줄기를 보지 못했다. 배를 쪼갤려면 물줄기가 약할 수가 없다. 최근 뉴스에서 옆으로 튄다는 물줄기도 실제로는 배의 마스트이상으로 튀었고 그정도면 견시병이 못 볼리가 없으며, 배가 상하로 10m가량 움직이게 되면 견시병은 함정 밖으로 튕겨나갔어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북한의 잠수함의 수중 속도가 겨우 7~8노트이다. (시속 13~15) 이 정도로 천안함 같은 초계함을 따라 잡을수도 없고 오히려 가까이 가다가 당할 수 있으니 미리 매복했었다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잠수함이 제 집 드나들수 있을정도로 해상경계가 뚫렸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인가? (북한의 중소형 잠수함의 잠수능력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영해에서 오랫동안 잠수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아무튼 잠수함에 의한 타격이라는 것은 가능성은 있으나 여러모로 의문점도 남는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뢰일 가능성도 일부 있다. 하지만 어뢰설이 설명되려면 위와 같이 여러가지 팩트를 설명할 수 있던지 아니면 결정적인 증거가 나와야만 한다. 이것은 국가 보안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한다는 점이다. 감정적으로 전쟁하자고 난리부르스 치면 베트남 통킹만 사건 때처럼 큰 우를 범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북한의 잠수함 운용능력과 어뢰능력이 그렇게 뛰어날 것이라는 소리는 못 믿겠다.)

기뢰설도 마찬가지로 위와 동일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기뢰란 함정이 지나다닐 확률이 높은 곳에 여러개를 설치하는 바다의 지뢰와 같으므로 분명 1개만 부설했다고 보는 것은 의문점이 있다.(간혹 한국전쟁때 기뢰라고 하는 분은 60년이 지나면 퇴적물이 얼마나 쌓일지부터 생각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재수없게 아군이 부설한 기뢰를 잃어버렸다가 낮은 물가에서 스크류의 물살에 휘말려 올라왔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 피로파괴설은 위의 모든 것을 설명하느냐? 일단 위의 팩트들중에 가장 문제가 없다. 피로파괴시에도 엄청난 굉음이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관련 전공자인 분이 학교에서 강철을 끊는 실험중에 나는 굉음이 엄청나다고 함) 물론 피로파괴라고 하더라도 약간의 의문점은 남는다. 하지만 그래도 피로파괴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힘들다.


암초설도 대부분의 팩트와 부합되지만 그렇다면 암초에 찍힌 흔적이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아직 정부가 함정의 전체 모습을 공개하지 않으므로 확실한 단서가 없다. 따라서 팩트만으로 유추한다면 암초설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혹은 위의 여러가지 정황이 복합적으로 발생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물이 새서 뭍이 가까운 곳으로 무리해서 들어왔는데 하필이면 그곳에 아군이 잃어버렸던 기뢰가 그물에 얽혀있었고 그게 딸려올라와서 터졌다는 식의 말이다.(그런데 이건 너무 우연이 많아서 좀 그렇다.)


* 시뮬레이션 만능주의?
시뮬레이션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어뢰실험 좀 했으면 좋겠다. 폐선하나 구해서 놓고 버블젯 실험도 해볼겸 한번 우리가 해보면 좋겠다. 어차피 군무기 개발에도 도움될테고 이번 사태를 설명할 확실한 증거를 보여줄지 누가 아는가?


그건 그렇고 문제는 피로파괴라고 하면 정비불량으로 아마도 함장과 그 윗선 라인까지 죄다 징계를 먹고 군법에 회부될 지도 모르겠다. 암초설도 마찬가지로 암초탐지를 게을리 한 것으로 같은 징계를 먹어야 할 것이다. 물론 어뢰를 맞았다고 해도 경계를 제대로 못 선 것이므로 같다고 봐야 하는데 지금 동정론이 힘을 얻고 있으므로 그냥 유야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인간어뢰니 뭐니 하는 소리까지 나오면서 2차대전중 일본의 카이텐까지 나오는 것을 보여주더니 아예 소설을 쓰는 언론이 되어버렸다. 수중에서 시계가 1m도 안되는 곳인데 인간이 무슨수로 조종을 하지? 아니면 자동으로 음향이나 자기감응을 한다면 인간이 탈 이유도 없는 것 아닌가? 더군다나 이것을 제보한 탈북자협회인지 뭔지는 무슨수로 북한장교랑 대화했다고 우기는가?(북한에 핸드폰 기지국 하나 놔주셨나? 아니면 북한에 몰래 잠입? 탈북자 협회야말로 진정한 간첩이거나 거짓말쟁이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LA타임즈에서 혹평을 했다. 007에서나 나올법한 소리가 진지하게 언론에 나온다고... 그래서인지 이런 사진도 나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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