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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의심 - MSG 논란을 보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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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의심 - MSG 논란을 보며

sunyzero 2013. 4. 25. 00:55

합리적인 인간은 어떤 정보를 듣거나 보게 되었을 때 먼저 의심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의심은 검증된 자료나 실험을 통해 해당 정보가 참인지 거짓인지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의심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즉 회의론자(skeptic)도 나쁜 사람은 아니란 소리다. 


물론 의심만 하고 불평만 내세우면 안된다. 의심을 한 뒤에는 검증하는 프로세스가 후행 되어야 한다.



* 의심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확증은 신중하자


의심만 있고 확증되지 않은 정보는 섣불리 남에게 전파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의심에 동참을 호소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음식이 위해성이 있다고 의심된다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여 다음 단계인 검증에 동참을 권유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허나 검증이 이뤄지기도 전에 위해성이 있다고 섣부른 판단을 해버리고 미신을 전파하면 곤란해진다. 그리고 과학적 검증은 대립가설을 주장하는 측이 진행해야 할 것이다.[각주:1]



* 전문가, 전공자를 활용하자.


한국은 둘러보면 고학력 전문가들이 꽤 많다. 주변을 둘러보면 김박사, 이박사라고 불리는 사람 몇 명 쯤은 있을 것이다. 심지어 어떤 사교 모임에서는 석박사 이상이 과반수 이상일 정도로 한 두 다리만 건너면 쉽게 전문가를 찾을 수 있다. 


전문가를 찾았다면 이들에게 의심가는 내용을 물어보자. 그러면 간단하게 해결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물론 한 두 명 주화입마에 빠진 전문가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최소한 3~4명에게는 물어보는 것이 좋기는 하다. 주화입마에 빠진 전문가인지 식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해당 분야의 peer들이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전문가가 맞다. 하지만 peer들이 인정하지 않는 아웃사이더 대부분은 주화입마에 빠진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대중적 인기만 높고 연구 결과는 형편없는 사람중에는 peer들이 인정하지 않는 사기꾼이 많으니 조심하자)


간혹 갈릴레이를 예를 들면서 아웃사이더가 맞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그건 도그마가 지배하던 근대까지나 가능한 소리다. 지금과 같은 최첨단 과학을 이용해 실험, 검증을 하는 시대에선 아웃사이더가 맞고 대다수의 peer가 틀릴 확률은 번개 맞고 죽을 확률보다도 낮다.


주화입마에 빠진 대표적인 예로 MSG가 해롭다는 전문가 축에도 못끼는 미국 신경외과 러셀 블레이록[각주:2]이 있는데, 이 사람은 해당 분야의 권위자도 아닌 그냥 주화입마에 빠진 의사일 뿐이다. 심지어 블레이록은 학술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도 찾기 힘든 듣보잡에 가깝다.[각주:3] 한국에서도 "이온수 교수 박사"로 검색하면 꽤나 비슷한 유형을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은 권위에 쉽게 굴복한다. 그래서 사기를 치는 다큐나 종편 채널들은 ~박사, ~석사, ~교수의 말을 인용한다. 하지만 해당 석박사들은 peer들에게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괴짜들이거나 아니면 돌팔이들이 대부분이다. MSG가 해롭다는 사람들은 박사 학위라고 해도 노벨상을 탄 사람의 박사학위와 동네 시골의 대학을 나온 그저 그런 박사가 같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최근에 MSG나 카제인나트륨, 1일1식, 자연섭식, 임신 중 단식 등 다양한 건강 관련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대부분은 (의심)→(검증)(확증)의 단계에서 검증을 건너뛰고 (의심=확증)으로 가고 있다. 심지어 몇몇 요리 연구가들이 쓴 책을 보면 웃기게도 과학적 근거는 없고 내가 먹어봤는데 좋더라 하는 수준으로 글을 쓴다. 이런 분들은 바넘효과(Barnum effect)나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각주:4], 가르시아 효과를 먼저 공부하는 게 좋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먹거리 X파일 이영돈 PDMSG와는 원수인 이영돈 PD


먹거리X파일이라는 유명한 프로의 이영돈 PD는 MSG가 나쁘다고 설명하면서 그 근거로 대부분 조악한 책들만 내세우고 있다.[각주:5] 내 전공은 아니지만 관련 분야 전공자에게 물어보면 헛소리라고 부를 정도다.(SBS에서도 MSG의 무해함을 방송한 적이 있다.[각주:6])[각주:7]


심지어 몇 해전에는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우면 분자 구조가 바뀌어 몸에 해롭다는 헛소리도 있었다. 그 전에는 더 엽기적으로 물(water)에게 사랑해~ 고마워~ 라고 외치면 좋은 물이 된다는 황당한 이론까지 판을 쳤다. 그보다는 덜하지만 지금도 육각수나 이온수, 실버 콜로이드 워터니 하면서 물 관련 사기는 판을 치고 있다.


음모론 대부분들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다국적 기업이 로비를 벌여서 과학자들을 매수하고, 각각의 국가에 있는 식약청들을 전부 매수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이 정도면 거의 망상병이나 도그마에 가깝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의심, 확증은 좀 세련된 점괘나 무당과 다를 바가 없다. 21세기에 살면서, 각종 과학의 혜택을 받으면서 왜 비과학적인 것들을 믿는지 모르겠다. 인간이 나약한 존재라서 그런 것일까?



* 결론


아무튼 합리적인 의심을 하되 과학적인 검증 프로세스를 건너뛰지 말자. 책을 보든 논문을 보든 상관없지만, 그 전에 전문가에게 조언이라도 얻자. 외부 압력이 걱정되는 사안이라면 익명으로 찾아가서 조언을 받으면 될 것이다.

  1. A..J, MSG의 안정성과 그 입증의 책임, http://dvdprime.donga.com/bbs/view.asp?major=ME&minor=E1&master_id=40&bbsfword_id=&master_sel=&fword_sel=&SortMethod=&SearchCondition=&SearchConditionTxt=&bbslist_id=2257613&page=4 [본문으로]
  2. 러셀 블레이록의 흥분독소와 MSG, http://biotechnology.tistory.com/1146 [본문으로]
  3. 이덕환, MSG 오해와 진실,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3042902011176650003 [본문으로]
  4. Cass R. Sunstein. Why Societies Need Dissent. 2003. [본문으로]
  5. 최낙언, 이영돈 PD : MSG가 없어야 착한식당?, http://www.seehint.com/hint.asp?no=13338&md=201&order=2 [본문으로]
  6. SBS 일요특선 20130407 행복한 밥상, http://yemundang.tistory.com/765 [본문으로]
  7. 황교익, http://foodi2.blog.me/3016539148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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