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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이후의 세계 - 김국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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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이후의 세계 - 김국현

sunyzero 2011. 4. 15. 05:33

웹 이후의 세계


김국현씨는 양질의 글을 쓰는 저명한 IT컨설턴트다. 이 분은 어려운 내용을 아주 쉽고, 딱 적당한 예를 통해서 풀어내는 신기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적당한 예를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주. 이게 우스워 보여도 사실은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그런 면에서 "웹 이후의 세계"는 일반인에게 IT 트렌드와 역사적 배경, 기술적 요인, 시장의 needs등을 아우러서 설명한 정말 쉽고, 정말 엑기스가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일반 IT계열에서 2009년도 최고의 책이 아니였을까 생각한다.)

책에는 크게 몇 가지 내용을 묶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정말 중요한 내용은 클라우드, 가상화, 그린IT, 모바일, SOA, BPM, 오픈의 경제학 정도이다. 이 부분들은 이 책에서도 거의 핵심, 아니 이 책의 가치를 높여준 바로 그런 부분이다.

우선 이 책에서 의미하는 IT의 트렌드를 한가지로 이야기하자면 효율(efficiency)이다. 모든 경제활동이나 학문이 그렇듯이 마지막에 모든 스칼라가 지향하는 곳은 바로 효율을 중시하자는 것이다.

* 클라우드
클라우드(cloud)란 진짜 구름이나 뭐 기상학에서 쓰는 컴퓨팅 기술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클라우드란 좁은 의미로는 분산 컴퓨팅 기술을 의미하고, 넓은 의미로는 분산 환경이 가져온 서비스, IT환경의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일단 좁은 의미는 기술적인 내용이므로 본문과 책 내용에 포인트와는 다르므로 생략하고, 넓은 의미만 이야기 하자.
과거에는 창업을 하거나 혹은 회사에서 어떤 IT 서비스를 갖출 때 실질적인 컴퓨터의 구매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2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수요예측이다. 얼마나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지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너무 적게 잡으면, 수요에 대비하지 못하여 서비스 신뢰도가 떨어질테고, 너무 크게 잡으면 초과비용이 이익을 깍아먹을 것이다.

둘째는 전문성과 빠른 확장이다. 대부분 회사가 작을 때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인력이 너무 다양한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로벌하게 확장을 할 때 IT자원을 어떻게 외국에 서비스 할 것이냐도 큰 문제다.(이는 번역 같은 소프트한 문제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해외에 지사를 만들고 해외 사무실에 서버를 가져다 놓았다.(해외 IDC센터에 갖다 놓는 것도 동일한 경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클라우드가 나왔다. 간단히 사용자가 원하는 IT자원을 계약에 따라서 어디서든 장비나 회선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데이터베이스, 인터넷 서버, 보안 등 여러가지가 해당된다. 글로벌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내가 원하는 해외 서비스 문제도 간단하게 해결해준다.

* 그린 IT
20세기말까지는 IT의 트렌드가 무조건 고성능(High Performance)에 맞춰져 있었다. CPU 벤더(e.g. Intel, AMD)들은 날마다 고클럭 제품을 내놓고, 2010이 되면 10GHz짜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할 정도였다. 뭐 지금도 가끔 황당무개하게 오버클럭킹을 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전력소모나 질소냉각같이 엄청난 장비들을 사용해야만 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 이 미친듯한 성능만능주의 환상에서 깨어나게 하는 조짐이 보였다. 이 환상이 깨지는 trigger는 2가지 부분에서 진행되었다. 첫번째는 기술적인 한계이고, 두번째는 닷컴 붕괴에 따른 IT 비용 절감이었다.

1. 전력 소비 문제
첫번째의 기술적 한계는 다들 알고 있는 전력 소비 문제였다.

CPU에서 고성능을 얻기 위한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쉬운 것은 고클럭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간단하게 1GHz짜리보다는 1.2GHz가 더 빠른 법이다. 하지만 고클럭은 많은 전력을 소비하였고, 누수전력도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누수전력은 에너지 보존 법칙에 의해 높은 발열을 가져오고, 이는 다시 냉각을 위한 소비전력 문제를 가져온다.


 이런 순환적인 전력 소비 문제는 즉각 비용 문제를 촉발시켰다. 하지만 닷컴 시절에는 펀딩하는 돈이 워낙 커서 기업들은 IT자원의 유지비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거품이 꺼지자 IT 유지 비용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진 것이다. 그래서 전력소비, 발열문제, 냉각을 위한 비용까지 겹친 2중, 3중의 전력 소비 문제는 기업의 생존의 심각한 이슈가 되어 갔다.

그래서 IT의 트렌드가 "못벌어도 GO!"를 외치면서 내 CPU는 무조건 고클럭이야를 외치던 관점에서 전력대비 효율을 따지게 되었다. 사실 전력대비 효율이란 자동차 연비와도 같은 개념이다.(자동차도 시속 200km/h로 달리면 같은 연료를 가지고 갈 수 있는 거리는 짧아지는 것과 같다.) 즉 약간의 더 높은 성능을 얻기 위해서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것이 효율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이 기술적으로는 멀티 코어 CPU의 시대를 열었고,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적으로는 가상화(Virtualization) 기술을 촉발시켰다.

그런데 웃긴 것은 그린 IT의 최종 목표가 클라우드 컴퓨팅의 지향점과 일부분 일치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의 효율적인 자원 배치 및 사용은 그린 IT의 전력 효율(와트당 효율, Performance per Watt)와 맥락이 같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IT 트렌드는 지향하는 목표(효율)가 같기 때문에 서로 얽혀 있는 것이다.

* 오픈의 경제학
과거에는 기업의 기술력이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물론 기업이 먹고 살려면 뭔가 중요한 핵심은 보호해야만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이 보호하던 기술은 불과 수년 내에 뒤쳐진 기술이 되거나 다른 뛰어난 기술에 의해 사장되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니 대다수의 기업들은 싱싱한 야채를 사다가 놓고, 나눠 먹지도 않고 애지중지하고 있다가 결국 썩히는 짓을 반복했던 것이다.

이런 어리석은 행동에 반기를 든 오픈(Open)의 패러다임이 있었다. 자유소프트웨어 제단(FSF)이나 각종 인터넷 표준안, 그리고 리눅스(Linux)가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 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자신의 것들을 남에게 무상으로 공개했다.

SW : Closed vs Open

출처 : http://blog.ulisesmejias.com/2005/04/16/open-ijtihad/


 이들이 오픈한 기술은 오히려 더 많은 지지자들을 끌어모았고, 싱싱한 야채를 먹고 더 맛있는 요리를 생각해내는 경지에 이르고 있다. 즉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가 활발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애초에 공개했던 오리지널은 공개로 인해 다른 해커들의 도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핵심코드까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폐쇄적이고, 아직 획득도 하지 않은 특허료나 로열티에 눈이 멀어서 꽁꽁 감춘 기술들은 결국 폐기처분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내가 가진 것은 사실상 외계인의 기술같이 환상 속에 있는 기술이 아니다. 누군가는 똑같거나 더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내가 품고 있어봐야 결국 곰팡이가 날 뿐이고, 세상에 내보이면 다른 기술과 경쟁하여 더 좋은 음식이 되거나 아니면 흡수되어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폐기처분 할 것인지 아니면 오픈하고 그 댓가로 더 좋은 기술을 흡수할 것인지는 기업의 CEO나 핵심 권력층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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